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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명록(芳名錄)

 안양광역신문사(aknews0511@daum.net)

 2021-07-29 오후 6:00:48  515
- File 1 : 2021072918049.jpg  (47 KB), Download : 45

 

 

 

유화웅 시인, 수필가, 예닮글로벌학교장 

방명록(芳名錄)방명(芳名)’은 남의 이름을 높일 때 쓰는 존칭어입니다. 방명록은 특별한 인사들이 방문한 곳에 방문 소감이나 축하, 다짐의 말을 기록하여 보존하는 책입니다.

대통령이나 정부, 정당 각 기관의 장()이나 지도층의 인사들이 새해를 맞아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거나 특별한 행사에 참여할 때 방명록에 기록을 남깁니다.

또 다른 나라의 정상이 방문국에 갔을 때 초청국의 정상을 만나기 전, 방명록에 기록하는 문장은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다각도로 분석 평가해서 보도하기도 합니다.

이 때, 방명록의 내용이 화제가 되며 각 언론 매체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부여하며, 여론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글씨체도 화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필기구는 같은데 쓰는 이에 따라 글씨체와 크기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내용과 관계없이 가십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한자(漢字)문화권에서 글씨는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고대소설 춘향전에서 이도령이 과거 시험을 보는 장면에서

왕희지 필법으로 조맹부 체를 받아 일필휘지 선장하니라고 표현하였듯이 글씨체와 필법을 누구의 것으로 사숙했는지로 권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유교에서 학문의 길의 출발점은 육예(六藝)라고 하여 예(), (), (), (), (), ()의 과목을 이수해야 했습니다. 그 가운데 글씨쓰기 즉 ()의 비중이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동들은 어려서부터 다섯가지 서체 즉, 오체를 익혀야만 했습니다.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를 자유자재로 써 자기의 경지를 이루었습니다. 사람의 판단의 기준이 신(), (), (), ()이었는데 글씨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명필가는 세세토록 존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신라시대 김 생을 비롯하여 조선시대 안평대군, 석봉 한 호, 추사 김정희 선생 글씨는 문화재로 국가의 재산이기도 합니다.

한글도, 훈민정음 창제 이후 아름답고 유려한 궁체를 비롯하여 많은 종류의 글씨체가 개발되어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보급되고 사무 자동화로 인해 모든 기관에서 글씨를 쓰는 일이 거의 없게 되자 육필글씨는 알아볼 수 있는 정도로만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방명록의 방문록에는 반드시 육필(肉筆)로 써야 하고 글쓴이의 이름 즉, 서명을 합니다. 이것은 후세에 기념비적으로 전해오는 감동을 주는 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미독립선언서의 민족대표 33인의 서명도 우리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 것처럼, 미국의 독립선언서의 서명자 중 존 핸콕(John Hancock 1737-1793)의 서명에 관한 일화는 매우 유명합니다. J. 핸콕은 매사추세츠 주의 초대 주지사로 미국 독립선언서에 최초의 서명자입니다.

미국 독립선언서에 주 대표들이 서명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서명하면서 이 순간 이 장면을 하나님께서 보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가장 크고 아름답게 서명을 해야 한다면서 서명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J. 핸콕이란 말은 서명의 대명사가 되어, 지금도 미국에서는 대통령은 서명해야 한다를 영어로는 ‘The president has to put his John Hancock’이라고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서명은 미학적 아름다움과 권위가 있어 건물 이름도 존 핸콕이라 하여 시어스 타워(Sears tower)’와 더불어 시카고의 대표적 건물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방명록의 방문 기록과 서명은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을 비롯, 각개각층의 지도자들은 개인이 아닌 공인인 까닭에 문장 하나 글씨 하나에도 심사숙고하면서 한자, 한자를 다듬어 쓰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붓 가는 대로 성의 없이 휘갈겨 쓰면 안되는 것은 방문한 기관에 대한 결례이며 한자, 한자에 담겨 있는 무게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글씨를 잘 쓰면 더 바랄 것 없겠지만 필체는 좀 부족하더라도 기교나 멋을 부리지 않고 균제와 조화를 이루고 진심이 담긴 내용으로 글씨를 썼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지도층의 한마디는 그 이름과 더불어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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