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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위문편지

 안양광역신문사(aknews@paran.com)

 2011-12-15 오후 8:48:00  4445
- File 1 : 20111215204745.jpg  (46 KB), Download : 1055

 

 

 

정종기 성결대 교수·칼럼니스트 인간관계회복연구소장

 

대설이 지나니 추위가 매서워졌습니다. 스쳐가는 바람은 얼굴을 에이는 듯합니다. 추운 날씨에 휴전선 초병이 생각나는 것은 젊은 시절 인내를 요구했던 추억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입김이 눈썹에 서린 것은 마치 겨울 연못가 수양버들에 엉겨 있는 안개꽃 같았습니다. 눈이 자주오던 겨울은 밤이면 보초를 서야 하고 낮에는 제설 작업을 해야 하는 장병들에게 이중의 시련이었습니다. 제설작업 할 때는 양말을 말아 고무줄로 묶어 귀마개로 사용하던 추억이 있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산골짜기, 은색의 세상이라 낭만을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그곳에는 길을 뚫어야 하는 병사들이 지금도 있습니다. 후방의 국민들은 겨울에 난방이 잘 되어서 그런지 겨울밤 초병들의 고생을 드라마의 내용인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초병들은 밤 낮 쉴 틈이 없습니다.

 

지금은 군의 시설과 월동 장구나 의복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되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은 것은 전방의 추위는 매섭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3년이 넘는 군 생활 동안 후방에 있는 국민들의 사랑은 컸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위문품 자루가 배달됩니다.

 

그 안에는 과자로부터 시작해서 치약 칫솔, 털장갑이며 위문편지까지 챙겨서 보내주던 국민들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위문편지가 부족하여 쉬는 시간이면 분대별로 돌려보며 행복해했습니다. 위문편지 속에는 교실의 재잘거리는 기분이 담겨 있어 좋았습니다.

 

"국군장병아저씨께"로 시작된 편지는 어엿한 아저씨가 된 기분을 느끼게 했습니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지만 곱게 짜 보낸 장갑과 목도리며 마스크가 푸근한 고향의 냄새를 맡게 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침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초병들의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요즘은 이메일이나 문자로 편지를 대신하지만 정성이 든 위문편지는 추운겨울 잠시라도 힘을 돋우게 하는 배려일 것입니다. 초병들에게 골바람, 강바람, 바닷바람은 봄이면 졸리는 바람으로, 여름이면 그리운 바람으로, 가을이면 떠나가는 바람이다가 겨울이면 칼날 바람이 되어 찾아옵니다. 겨울바람 이야기는 뼈가 아려오는 느낌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북한 땅이 지척에 있는 휴전선과 북방 도서의 장병들 그리고 해안선을 사수하는 병사들이 보초를 서주기에 가능합니다. 오늘도 영하의 추위 속에 수고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사랑의 위문편지를 보내는 것은 세월이 바뀌어도 변치 않은 아름다움입니다.

 

그리고 자식을 군에 보낸 어머니 핸드백에 편지 쓰는 작은 인형 하나씩 달아주는 것도 희생과 배려에 대한 국민들의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교감의 표시가 아닐까 합니다. 정종기 성결대교수/ 칼럼니스트/인간관계회복연구소장  

 

※ 정종기 교수님은 내년에 교직 23년 만의 첫 안식년을 맞아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1년간 집필을 쉴 예정입니다.
3년에 걸쳐 귀한 글 보내 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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