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기 성결대 교수·칼럼니스트/인간관계회복연구소장

 

욕심 중에 가장 강력한 것이 권력욕입니다. 가다피 전 국가 원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이유도 지나친 권력욕 때문입니다.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사망을 가져오는 것을 가다피의 삶을 통해 정확하게 보았습니다.

 

북한 김정일과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도 권력욕 때문에 국민들을 압제해 왔습니다. 그들은 가다피를 보며 과연 초연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수많은 독재자들의 말로는 결국 자살로 끝나거나 망명이나 처형이 전부였습니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섬기는데 주저하는 순간부터 국민의 마음이 떠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정치의 권력은 움켜진 모래알과 같아 언젠가는 손에서 다 빠져나가고 맙니다.

 

무소유를 주장하는 법정 스님은 “나는 가난한 탁발승(托鉢僧)에 불과합니다. 가진 것은 밥그릇과 허름한 요와 몇 장의 수건, 그리고 얼마의 사회 평판(評判)뿐입니다.”라고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정치인들이 권력의 맛을 잊지 못해 정치판을 배회하듯 세상 사람들도 욕심 때문에 투전판을 기웃거리는 것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 공통점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명욱 시인은 「마음의 욕심」에서 “그 마음 비워내는 일/그 일이/인생 행복의 첫걸음이다/욕심을 버리고 가벼워지는 일/하늘이 무너지든 /땅이 꺼지든 /그도 그날의 운명일 것이라고/오늘 그가 나에게 했던 쓸쓸한 말 한마디도/내 마음의 평안과/즐거울 날의 기대로/나를 위한 /내 지갑 속에 채워지지 않는 물질의 힘도 /결국 언젠가는 사라질 종잇장에 불과할/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의무를 다하는 일/나 하나의 마음이 가벼워지면/주위가 환하게 밝아오는/그 마음 주는 일”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는데 죽을 때는 욕심에 차서 갑니다. 살다가 떠난 자리는 이것저것 많이도 쟁여놓고 갑니다. 갖는다는 것은 심신이 가볍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가진 것 아는 것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 아름다운 수순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인기 있을 때 떠나고 군림하는 자는 아쉬워 할 때 떠나야 애틋한 법입니다.

 

욕심을 줄이는 순간부터 행복은 가까이 온다는 수학적 개념을 마음에 새기려 합니다. 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몸을 가볍게 하는 지혜를 발휘하듯 우리도 인생의 긴 여행자로서 최대한 심신의 짐을 줄여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세상 행복한 삶은 군림하는 것보다 섬기고, 가지려는 것보다 베풀고, 간섭하는 것보다 자유 함이 행복의 기본인 것을 희미하게나마 알 듯합니다.

 

이제 인생의 가벼운 여정을 위해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하고, 행복한 인생의 지름길을 개척하기 위해 감사함의 자세와 후세들의 칭송을 위해서 섬기는 삶을 시작함이 어떨까 합니다.